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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과 주식 5(하이클리어 드리븐 클리어) 본문
배드민턴 스트로크 (stroke)에는 6가지가 있습니다. 스트로크란 라켓으로 셔틀콕을 타격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우선 머리 위로 스트로크를 하는 오버헤드 스트로크가 4가지가 있고 네트 근처에서 가볍게 셔틀콕을 넘기는 네트 스트로크가 두가지가 있습니다. 배드민턴 시작한 지 보통 6개월에서 일년안에 6가지 모두를 배우게 되는데 이중 오버헤드 스트로크 중 클리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클리어 기술에 대해 배드민턴을 잘 모르는 사람도 어떤 기술의 스트로크인지 대부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데 삽화에 보다시피 하늘 높이 셔틀콕을 보내서 상대편 라인 끝으로 보내버리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세분화해서 알아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로 천장을 닿을 듯이 높이 그리고 멀리 보내는 하이 클리어 기술과 조금 낮더라도 빠르고 간결하게 보내는 드리븐 클리어입니다.
사실 하이클리어 하나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기까지 족히 몇 년은 걸리는 게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론 몇 개월 안된 초급자도 구사할 수 있는 게 바로 하이클리어입니다. 그렇다면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뭘까요? 그렇습니다. 위의 삽화처럼 머리 바로 위에서 백스윙과 몸의 체중이동을 통해 얻어진 탄력을 이용한 하이클리어는 몇 개월 배드민턴 배운 사람이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사실 하이클리어를 언제 활용하는지 살펴보면 이런 식의 정석적인 하이클리어는 실전적이지 않습니다.
하이클리어는 대부분 타점이 내 머리 위 혹은 조금 뒤로 넘어가는 곳이 히트 포인트입니다. 이 말은 곧 내가 셔틀콕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거고, 밀렸다는 거고, 스텝을 제대로 밟을 상황이 아니라는 거고, 내가 위기에 몰렸다는 말입니다. 즉 실전에서의 하이클리어는 스텝을 밟아 체중이동을 못하고 백스윙을 할 시간의 여유조차 없고, 다음 공격에 조금이라도 내가 다음 준비를 할 시간을 벌어야 할 때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오로지 순간적인 몸의 탄력과 손목 스윙 만으로 하이 클리어를 해내야 합니다. 때문에 제대로 구사하는 게 생각하는 거보다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 되는 거죠. 선수들 경기 영상을 보면 복식경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단식경기에서는 플레이어 한 명이 코트를 다 커버해야 하니 하이클리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그때 자세히 보면 거의 몸이 전체적으로 밀려서 넘어가는데 약간의 탄력과 손목의 힘만으로 클리어를 만들어 내는데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의 그림은 일본의 오쿠라 노조미의 하이클리어 캡춰화면인데 우리가 레슨이나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는 하이클리어하는 영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이클리어 타점 위치가 머리 위를 넘어가서 고개를 저렇게 완전히 꺾어서 봐야 보일 정도로 뒤로 넘어가는 셔틀콕을 저렇게 완전히 몸의 균형이 무너 저서 백스윙 할 여유조차 되지 않은데 오로지 손목의 힘만으로만 클리어를 만들어 내는 모습니다. 맞습니다. 실전에서 하이 클리어는 저런 때 쓰는 거지 편안하게 자세 잡고 스텝 밟아서 하나 둘 백스윙 넣어서 하는 기술이 아니죠.
때문에 우리가 경기에서 가장 많이 써먹어야 할 것이 바로 드리븐 클리어입니다. 조금 더 낮고 빠르게 상대편의 머리 위를 라켓이 겨우 닿지 않을 만한 높이로 상대편 라인 끝으로 보내버리는 거죠. 때문에 상대편이 예상하지 못하게 빠르고 깊숙하게 들어오는 드리븐 클리어를 구사하면 상대를 코너에 밀어 넣어 상대의 페이스를 흔들어 버릴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코트에 빈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득점으로 연결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드리븐 클리어를 어떻게 스트로크를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좋은데 누가 어떻게 달 거냐를 고민하는 거랑 비슷하죠. 맞습니다. 드리븐 클리어의 타점은 스매시 타점이랑 같습니다. 아마 다음 편에 스매시를 연재할 것 같은데 이런 면에서 연결점이 많은 기술입니다. 보통 초급 배드민턴 레슨을 하면 스매시 타점과 클리어 타점을 조금 다르게 배울 텐데 레슨의 주 목적이 올바른 자세를 가르쳐 주고 기술의 효용을 알려 주는 데 있다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전에서 유용한 드리븐 클리어라면 반드시 스매시랑 타점이 같아야 합니다.
이 말은 스텝을 통한 체중이동, 백스윙, 손목 스윙의 힘, 몸통의 회전력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쯤에서 의문이 들어야 합니다. 하이클리어도 손목 스윙 만으로도 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겨우 드리븐 클리어에 저렇게까지 모든 힘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냐 너무 오버하게 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맞습니다. 당연히 오버죠. 만약 저렇게 모든 힘을 다 쏟아 넣은 드리븐 클리어라면 상대의 라인 끝을 훨씬 벗어나 버리겠죠.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비자가 봤을 때 상대가 어떻게 힘을 넣고 있는지가 보일겁니다. 즉 저런 식으로 힘을 써서 스윙을 하는 게 상대에게 보이면 수비자는 분명히 강력한 스매시를 예상할 테고 자세를 낮추고 라켓은 하방 방어를 하며 상대의 공격을 튕겨내려고 본능적으로 긴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머리 위로 빠르게 쑥 지나가 버리는 클리어가 나오면 위의 노조미 사진처럼 무조건 저렇게 밀려서 클리어를 때릴 수밖에 없을 거고 일류급 선수가 아니라면 무조건 셔틀은 다음에 공을 공격자가 아주 쉽게 강력한 스매시를 때릴 수 있는 위치로 와 있을 겁니다. 수비자가 어차피 스텝이 무너진 상태니 아무 데나 스매시를 꽂아 넣어도 될 만큼 빈 공간이 많을 테니 사실상 득점 상태나 마찬 가지죠.
어쩌면 이 글은 다음 글을 위한 포석처럼 썼습니다. 왜 클리어가 스매시랑 같은 타점에서 나와야 하는지 말이죠.
다음 연재 내용은 스매시입니다. 스매시에서는 좀 더 기술적인 스트로크 내용이 담길 거라고 봅니다.
우리가 주식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렇게나 많은 배드민턴 썰을 풀었네요. 하지만 이게 주식의 매매와도 아주 큰 관련이 있습니다. 실전 매매를 하기 전에 우리의 이미지에는 삼성전자 5만 원에 사서 10만 원에 딱하고 팔고 나오지 하는 큰 그림이 있지만 실전에서는 사실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꼭 삼전이 아니더라도 뭔가 기술이 있는 것 같은 적자 바이오 주식 하나 사서 한 10년 묻어두면 10배 먹는 거 아니야 하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저 역시 어쩔 때 너무 저평가 돼있고 너무 좋은 주식 보면, 이거 진짜 10년 묻어두면 10배 텐버거는 그냥 먹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요. 사실 불가능하다고 못 박기엔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순 없지만 좀 허황된 생각이죠.
마치 하이클리어를 레슨으로 배울 때는 스텝, 체중이동, 백스윙, 스트로크와 같이 천천히 모든 힘을 다 사용해서 클리어를 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듯이 주식도 내가 생각하는 주식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서 배드민턴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주식은 또 다른게 우리가 공격자의 위치가 아니라 대부분 수비자의 위치이기 때문이죠. 즉 대응을 주로 하는 게 우리 주식 투자자의 자세입니다. 상대가 이렇게 나올 때 나는 이렇게 해야지가 더 중요한 부분이란 말이죠. 즉 상대가 하이클리어를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서 그런 스윙을 하는 것을 본다면 세상에서 그런 쉬운 배드민턴이 어디 있겠나요? 하지만 상대가 스매시를 할 수도 드리븐 클리어를 할 수도 드롭을 할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에서 나오는 스트로크는 수비자의 위치에서 대응을 너무너무 어렵게 합니다.
주식으로 다시 예를 들어 보죠. 아래 삽화는 2022.9.23일 코스피 차트입니다.
녹색화살표로 표시된 망치형 양봉 캔들 보이시죠? 바닥권에서 거량이 붙은 저런 캔들이 나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이 정도면 바닥이 신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상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고요. 하지만 다음날 말도 안 되는 장대음봉으로 상승의 기분을 망쳐 버렸습니다. 만약 망치형 양봉이 나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금요일의 음봉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안 좋을 거니 우리는 수비에 신경만 쓰면 되니까요. 하지만 저렇게 의미 있는 양봉을 만들고 장대음봉이 나오니 투자자에 따라서 크게 실수한 사람도 생길 테고 손목만으로 하이클리어가 안돼서 시간을 벌수 없는 투자자는 당연히 반대매매도 나올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손절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겁니다. 마치 시장이 스매시 타점에서 스매시를 때릴 것 같이 보여주고 나서 기습적으로 드리븐 클리어를 날려 버린 거죠. 이렇게 당황스러울 수가 없는 거죠.
결국 우리가 이런 배드민턴의 기술의 활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상대가 나를 속이기 위해서는 자신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위장을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주식을 하는 우리 입장에선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되는 시점 혹은 캔들 혹은 추세 혹은 매동 이런 거에 나의 모든 것을 배팅하면 안 되는 겁니다. 이게 기회라고 생각되면 일부 내가 견딜 만큼 해볼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자세는 저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거에 너무 매몰돼서 홀짝 배팅으로 접근해 버린다면 시장은 속은 투자자에게 큰 페널티를 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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