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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존다르의 생각

배드민턴과 주식 네 번째 이야기 (스플릿 스텝)

개존다르 2023. 9. 3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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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을 처음 배우면 배우는 스텝이 바로 워킹스텝이죠. 오른발-왼발-오른발-점프-스윙-왼발-오른발-제자리, 코치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런 스텝이 실전에서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상대가 나보다 실력이 낮거나 혹은 슬렁슬렁 몸풀기 차원에서 경기한다면 모를까 이런 워킹스텝으론 제대로 타이밍 잡기가 너무 힘든 게 사실이죠. 그래서 어느 정도 스텝이 익숙해지면 스플릿 스텝을 배우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스플릿 (SPLIT) 이란 단어를 주목해 봅시다. 스플릿이란 나누어지다는 말인데 스텝 이름에 왜 이런 단어를 붙였는지를 보면 왜 스텝이 실전에서 유효한 스텝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워킹스텝이라는 것이 첫발에서 이미 방향을 예측하고 시작하는 거기 때문에 본인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셔틀이 온다면 오른발이 첫발 왼쪽으로 온다면 왼발이 첫발이죠. 즉 이 말은 내가 처음에 방향을 잘못 잡으면 꼬이면서 역동작이 걸린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스플릿 스텝은 중립 동작입니다. 오른쪽 왼쪽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죠.

 

좀 더 스플릿 스텝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스플릿 스텝의 방법은 상대가 라켓을 스윙을 하기 위해 백스윙을 할 때쯤 살짝 두발을 띄우거나 아니면 뒤꿈치 정도 살짝 드는 점프 동작입니다. 그리고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이 바로 상대가 라켓으로 셔틀을 임팩트 할 때입니다. 위에 보는 사진에서 첫 번째 사진이 제자리 점프 그리고 착지가 바로 스플릿 스텝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동작을 왜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첫 번째가 움직이지 않은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지 않는 성질을 갖는데 우리는 이것을 관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관성을 깨트리려면 처음에 조금만 움직여 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주차장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은 채 멈춰있는 차를 움직이려면 꽤 힘을 줘야 하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한 손으로도 계속 밀고 갈수 있는 것처럼 스플릿 스텝이 오른쪽 왼쪽 심지어는 앞뒤로도 다음 움직임을 쉽게 해 줍니다. 두 번째는 어쩌면 스플릿 스텝의 진짜 핵심일 수도 있는데 속지 않기 위해 하는 겁니다. 실력을 늘어 갈수록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상대에게 위력적인 공격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뭘 해도 상대는 다 받아내며 나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고 온갖 속임수를 쓰게 됩니다. 이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스플릿 스텝을 하는 겁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볼까요? 아직 셔틀을 잡는 거에 대해서 쓰지는 않았지만 다음 연재에 글감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상급자로 갈수록 거의 모든 공을 잡아서 칩니다. 이 말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 원하는 방향으로 타격 타이밍까지 조절해서 셔틀을 보내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내가 먼저 움직여서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듯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는 여지없이 내가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보내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그 셔틀을 받기 위해 내 균형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되면서 결국은 실점으로 연결되는 거죠. 때문에 상대가 셔틀을 타격 완료될 때까지 우리는 점프해서 착지할 때 시간까지 찰나의 순간이지만 나의 체중으로 땅을 누르면서 참고 버티면서 상대의 속임수에 속지 않는 겁니다. 때문에 상대가고수일수록 내가 뭘 해도 다 막아내는데 속임수에도 속지 않으니 정말 좌절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왜 이런 엄청난 기술을 우리 동호회원들은 잘 안 쓰는 걸까요? 물론 기술의 완성이 미숙해서 일 수도 있지만 전 그것보다 힘드니까 그런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스플릿 스텝은 일단 약간의 체력이 계속 소모됩니다. 때문에 게임할 때 스윙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스플릿 스텝을 하는 거 자체가 너무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거죠. 그거 한다고 내가 특별히 게임이 잘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스플릿 스텝의 성패는 결론은 체력이라는 겁니다. 좀 허무하네요^^

 

진짜로 서론이 길었네요. 근데 이렇게 장황에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스플릿 스텝 같은 행동이 바로 주식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주식을 잘 못하는 사람이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의 특징은 손해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말에 좀 모순이 있죠?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는데 왜 주식을 못하는 사람이냐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손실을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항상 타이밍을 노리려고 하고 홀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참고 참고 기다렸다가 이제 그 타이밍이야 하고 지르는 거죠. 물론 시장이 좋다면 그런 방법으로도 수익을 내지만 그런 때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또 그러다 보면 다른 면으로 사야 할 때 두려워서 매수하지 못하고 정작 매도해야 할 때 아무것도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스플릿 스텝을 하듯이 주식을 해봅시다.

 

스플릿 스텝은 방향을 예측하지 않고 상대가 스윙할 만한 타이밍에 점프를 해주는 동작이라고 했습니다. 즉 주식도 정확한 바닥 타이밍을 노리는 게 아니라 본인이 판단할 때 충분히 저평가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그냥 받아주는 매수를 하는 겁니다. 혹은 반대로 충분히 고점 일 때 적절히 매도하는 겁니다. 이게 바로 제가 말하는 받아주는 매매 혹은 견딜 만큼 매수 혹은 매도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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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투자자는 이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왜냐하면 분명 더 하락할 것 같은데 혹은 더 상승할 것 같은데 왜 지금 그렇게 매수 매도하냐는 거죠. 난 조금도 손해 보지 않을 테야란 말이죠. 그 말은 곧 나는 정확한 타이밍을 노리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게 바로 자신의 주식을 실패로 이끄는 독약 같은 겁니다.

 

또 하나 상대에게 속지 않으려 스플릿 스텝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주식에서도 동일한 원리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주식에서는 분명 더 상승할 완벽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는데 여지없이 하락시켜 버리고 이제 이 주식은 끝났나보다, 더 이상 희망을 볼 수 없어 하고 생각한 자리에서 급등합니다. 즉 주식시장은 투자자가 뭐 하는지 끝까지 보고 반대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마치 배드민턴에서 잡아 치기를 하듯 상대를 농락시켜 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타이밍을 재지 않고 할 것을 하는 것이 이런 속임수가 가득한 시장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겁니다.

 

제가 최근에 상담이나 강의 같은 유료 콘텐츠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은 단돈 100원이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 너무너무 애쓰는 거구나 하고 느낍니다. 물론 저 역시 마찬가지죠. 하지만 이 행위가 나의 인생에 큰 피해가 있지 않다면 그냥 해보는 거죠. 그래서 손해 볼 것은 그 소액일 뿐이죠 하지만 정작 타이밍만 노릴려다 진짜 인생의 큰 것을 놓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면이 받아 가면서 하는 매매가 어려운 이유인 거죠. 절대 단돈 1원도 손해 보기 싫다는 그 생각... 그 생각 때문에 주식이 잘 안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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